고사기에 대하여

고사기란 어떤 작품일까요?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고대 세계로 들어가 봅시다.

고사기의 의의

『고사기(古事記)』는 와도(和銅)5년(712)에 성립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책이며, 상중하 세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권의 첫머리에 「서」가 실려 있고, 이 서문은 『고사기』의 편찬 목적과 성립 사정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자료입니다. 이에 따르면 임신의 란(壬申の亂) 에 승리한 뒤 즉위한 텐무(天武)천황이 제 씨족 사이에서 여러 가지로 전승해 온 제기(帝紀, 황위 계승의 차례나 황실의 계보 기록)와 본사(本辭, 신화와 전설)가 정확한 사실을 잊고 허위를 더해가는 것을 탄식하여 정설을 후대에 전할 수 있도록 편찬된 것이 『고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고사기』는 여러 씨족들의 전승 내용의 통일을 꾀하려고 편찬된 것이며, 내란을 거쳐 즉위한 텐무천황에게 인심을 안정시키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서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하듯이, 『고사기』는 어디까지나 천황을 중심으로 기술한 역사책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동시기에 편찬된 『일본서기(日本書紀)』는 수많은 이전(異傳, 다른 전승)을 인용하여 서술했지만, 『고사기』는 개개의 신화나 가요가 일관된 문맥을 이룰 수 있도록 배열되어 있어, 그 긴밀한 구성으로부터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닌 문예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문에 서술되어 있는 「稽古」「照今」
(옛것을 배워 오늘에 비추다) 은 고전이라는 의미의 본질을 파악한 표현으로서 유명하지만, 어떠한 옛날을 기록하고, 거기서 어떻게 오늘을 비추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많은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에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여명기에 선조들이 만든 작품을 재검토하는 것은 미래로 발걸음을 내디디기 위한 중요한 근원이 되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고사기』는 그 근간을 이루고 있는 고전이기 때문에, 지금 『고사기』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의의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고대사

『고사기』에 수록되어 있는 신화나 천황・씨족의 전승 그 자체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지만, 율령제 이전의 역사적 사실을 많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문헌사학 특히 일본 고대사 분야에서는 해당 시기의 왕권・씨족의 정치적 동향이나 고대 국가의 형성 과정을 연구하는데 유력한 사료의 하나로서 취급해 왔습니다.
본 사업에서는 지금까지의 연구 상황・방법론에 입각하여, 『고사기』의 기술에 대한 실증적・ 비판적 검증을 통해 고대 왕권 및 씨족의 실태를 해명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연구성과를 『고사기』의 본문 교정・주석사 연구나 국제연구・발신, 교육연구・발신 등 형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종합적 데이터베이스 작성, 국내외 학회・세미나에서의 연구성과 발표, 본 사업 구성원에 의한 『고사기』강좌 등을 진행할 것입니다.

종합적 데이터베이스 작성의 일환으로서, 문헌사학의 관점에서 『고사기』를 검증하기 위해 씨족 전승에 관한 자료를 총체적으로 수집・ 검토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료에 수록되어 있는 씨족 전승이나 이에 관련되는 최신의 연구성과 등을 인터넷을 통하여 검색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하여, 『고사기』 및 고대사의 조사연구에 편의성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구사・수용사

『고사기』의 연구사를 파악하려면, 우선 모토오리 노리나가(本居宣長)의 『고사기전』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고사기』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이지만, 상대, 중고, 중세를 거쳐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고, 중세 시대에 들어서서 겨우 『고사기이서(古事記裏書)』라는 극히 간단한 주석이 달린 책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근세에 들어서서 국학의 발흥과 더불어 일본 고유의 민족 정신 즉 고도(古道)를 추구하는 기운이 높아짐에 따라, 모토오리 노리나가는 그 목적에 적합한 최상의 고전으로서 『고사기』에 주목한 것입니다. 30년이상의 세월을 거쳐 완성한 『고사기전』은 44권으로 이루어졌고, 세부까지 극히 정밀한 주석을 달아 『고사기』는 드디어 일본 굴지의 고전으로 인지되었습니다. 『고사기전』은 주석의 질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고사기』의 가치를 발견한 연구서로서 아주 높게 평가해야 합니다.

그러나 『고사기전』이 완성된 이후에는 그 높은 학문적 수준으로부터 이에 추종하는 연구가 대부분이고, 특히 평가할 만한 『고사기』연구서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이쇼(大正)시대로부터 쇼와(昭和)시대에 걸쳐 연구가 크게 전진하기 시작하고, 노리나가가 진행한 본문 교정이나 훈독의 재검토를 중심으로 신화학・역사학・일본어학・민속학 등 각 분야의 연구심화와 더불어 『고사기』연구는 크게 전진해 왔습니다. 본문 연구를 집대성한 『제본집성고사기(諸本集成古事記)』나 『교본고사기(校本古事記)』, 그리고 여러 분야의 연구 논문을 수록한 『고사기연구대성(古事記硏究大成)』이라는 일대 총서의 간행은 이러한 연구 흐름 속에서 탄생된 『고사기』연구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는 성과입니다.

단 연구의 심화는 차츰 세분화를 초래하고, 연구 수준의 파악이 힘들어졌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금후 『고사기』연구는 근세 국학이 이룬 성과 내용을 포함하여, 『고사기』에 대하여 어디까지 밝혀져 있고, 금후 무엇을 달성할 것인가 대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고사기』는 현재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으며, 일본 고전 속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진행된 기초연구의 위에 무엇을 더 쌓아나갈 것인가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본 프로젝트가 21세기의 『고사기전』의 편찬을 목표로 하여,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각자 『고사기』에 주석을 다는 스타일을 취하고 있는 것은, 위와 같은 연구의 저변을 전망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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